UNSW 학교생활
학점이야기
부끄러운 얘기지만 대학원에서는 받기도 힘들다는 F학점을 내가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학의 F학점과 호주에서의 F학점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에서는 F학점을 받으면 다시 재 수강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최종 성적증명서에는 남지도 않는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최종 성적 증명서에도 선명히 기록되고 다른 과목으로 재수강을 해야 하며 수업료를 또 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UNSW 수업료는 1학점당 약 760$ (과마다 조금씩 다름)
1과목이 6학점이니 즉 760$ x 6 = 4560$를 다시 내고 들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호주대학교 학점시스템
우선 호주 대학의 학점 시스템은 이렇게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HD High Distinction: An outstanding performance; 점수 범위 85-100.
DN Distinction: A superior performance; 점수 범위 75-84
CR Credit: A good performance; 점수 범위 65-74
PS Pass: An acceptable level of performance; 점수 범위 50-64
FL Fail: Unsatisfactory performance 점수 범위 50 이하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DN(Distinction)점수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HD(High Distinction)를 받기란 정말 힘들다. 우리과의 경우 시험이 객관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고 최종 점수는 리포트 등의 과제 점수와 시험점수가 모두 반영된 값이기 때문이다. 그룹 과제가 있는 경우로 많기 때문에 전 부분 골고루 상위 점수를 받기가 힘들었다.
출처-UNSW Main library 도서관
F학점 사건의 발단
1학기에는 첫 학기고 긴장을 했기 때문에 무난한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2학기가 되면서 학과 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그 중 1과목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고 이 수업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될까 끊임 없이 의심하며 불만이 쌓여 공부를 소홀이 했다. 성적발표가 난 날 나는 내 눈을 의심을 했다. FL(Fail)이 뜬 것이다.
시험점수는 교수님 평가 30%, 각 담당 튜터들의 평가 30% 그리고 에세이 등 과제 점수가 40%로 반영이 되고 합이 50점이 넘어야 하는데 교수 평가와 에세이 점수에서 최악을 받아 합이 47점으로 Fail을 한 것이다. 나는 대학원에서는 그냥 다 패스 해주는 줄 알았다.
눈 앞이 깜깜해져서 교수님과 학과와 강사분에게 메일을 보내 사정을 했다. 제발 만회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재시험이든 과제든 제발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절대 재시험 기회가 없을 거라는 냉정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학교측은 내가 Fail을 하던 쌩 돈을 날리던 관심이 없다. 그 돈이면 내가 스튜디오에서 살 수가 있는데! 여행을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는데...이미 받은 점수는 돌이킬 수가 없었다. UNSW의 원래 1학기 최대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은 4과목인데 Fail 할 경우 5과목을 들을 수 있다. 그래야 제 때 졸업 할 수 있으니....네...고맙습니다...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들어 졸업할 때까지 다시 Fail하지 않겠다 결심하며 과목이 마음에 들든 안들든 잡생각 하지않고 주어진 과제에 최선을 다했다. 우리과는 모르겠지만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남친의 친구들을 보니 은근히 Fail한 사람이 많았다. 졸업을 하면 졸업장과 함께 성적증명서도 같이 주는데 선명히 새겨있는 Fail을 볼때면 가슴이 쓰라린다. 부모님에게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한다.
주관식 채점이 많기 때문에 당연한 말이지만 장학금을 노리진 않더라도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패스도 하고 좋은 점수도 받을 수 있다. 패스도 쉬운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 시간에 제대로 된 과제를 내야 패스를 할 수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수님과 친하다면 성적에 플러스알파가 되는것 같다. 나에게 해당되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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